수박 (130)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0첫눈사람 6시 조금전 밖에서 부지런하신 경비아저씨의 나무로 눈 긁는 소리에 눈을 떴다. 여름부터 기다리던 소리. 눈을 뜨지 않고서 몽롱한 상태로 그대로 누워 소리속에 눈의 양을 가늠하며, 소리가 쉽게 멈추지 않기를 조금 바랐다. 눈을 뜨고서도 한참을 창으로 다가서지 않고서, 눈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 시간을 좋아하고 있었던 거다. ㅎㅎ 숲에서 찾고 있던 식물을 발견하고도 그 앞에 서서 주변을 확인하는 것 처럼.... 함참뒤 열어본 창에는 깨알같이 뛰고 있는 아이들이 보이더라...강적이다. 역시... 엄마가 병원에 가신 바람에 혼자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었더니만 재미가 덜하더라. ㅎㅎ 집에서 장판위에 누워 얼렁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보노를 생각하며... 토일렛 기다리던 영화. 집에 오자마자 하루종일 들고다니던 포스터를 방에 붙였다. 연중행사가 된 극장 나들이. 친구 녀석과 호들갑을 떨면서 달려가 본 개봉 첫날 첫프로. 하하하. 히히히. 내내 실실거렸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어쩌면 누군가에게 하거나 들을수 있는 것은 한마디 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각자의 지금 그대로에 대한 ?의 한마디 한몸짓.... 그리고 모타이마사코할머니?의 눈빛. 나와서 계속 생각나는 것은 그 눈빛이다. 연습하면 흉내라도 낼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참... 좋았다. 친구들에게 엄청 호들갑을 떨었지만 결국 한마디다...ㅎㅎ 평일 첫프로로 보기를 권하고 싶다. 20101124 시장을 가는 길 몇잎 남지 않은 나무들 아래를 걷으며 우리는 항아리 얘기를 했다. 시골로 가게 되면 항아리를 잔뜩 사서 놓고서 장을 담그겠다고 장담을 하는 엄마를 보며 어림없다고 이제 늙고 있다고 힘들다고 협박을 하는데... 얘기가 끝나지 않았을 무렵 신기하게도 저만치 앞에 항아리가 가득 실린 트럭 하나가 있다. 엄마는 자석에 끌리듯 무단횡단을 감행하며 항아리 트럭으로 달려갔다. 으...결국 덥석 커다란 항아리를 골라든 엄마는 집까지 들고 갈수 있다고 큰소리 치셨다. 물론 처음에는 가뿐했으나, 점차 항아리는 무거워지고...그때부터 나의 투덜거림은 시작됐다. 이런 풍경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누가 이렇게 딸에게 항아리를 들고가게 하냐고 악덕 엄마라고 끝없이 중얼거렸다. 그 무렵 슈퍼가 나왔고, 엄마는 잠깐.. 20101117 해바라기에 해.^^ 누가 이런것 만들었으면 좋겠다. ㅎㅎ 20101108 동네문에서 천원에 데려왔던 다육이 녀석이 이제 수도 없이 많이 늘어났다. 아침 일어나 멍하게 바라보고 있자니... 별이다. 화분에 뜬 별. 다육이 짱! 올초부터 노래를 부르다 결국 손에 넣었다. 유성색연필 세트. 깎다가 죽는 줄 알았다. 헉. 그런데 왜 이제 마카세트가 보이는 건지...없는 것이 다행인것도 같다.^^ 20101023 20101020 아침에 일어나 인사처럼 창가에 앉아있는 보노를 쓰다듬다가 문득 평소와는 다른 자세로 주변을 보게 됐는데... 그때 구석에서 핀 나팔꽃 한송이를 보았다. 보노의 방석에 머리를 박은 덕이다. 보노야 고마와. 일년 넘은것 같네... 비누를 다 쓰고 마지막 비누조각이 없어지기 전 남겨서 모아둔 조각들. 비누냄새가 나서 좋다. 매일 아침 먹는 샐러드에 넣어먹던 요플레 그 뚜껑들을 모아오고 있다. 뭘 해야할까 아직도 고민중. 점심때 문득 지우개가 생각나서 꺼내보았다. 어디서든 이 녀석을 만나게 되면 구입은 필수! 감촉이 좋다. 책에 넣을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 요즘. 많은 것들이 모아지고 있다고 이 무게는 다 어쩌냐고 .... 수북수북 쌓인 것들을 보며 새삼 놀라고, 겁먹고 있다. 20101016 엄마의 걸레 설정. 이안에는 엄마의 할머니 머리카락이 들어있단다. 이렇게 이어지는 무언가.... 올해도 어김없이 산세베리아 사이에서 나팔꽃이 하나 피었다. 아침에 잠깐 한눈 팔면 사그라들어 볼수 없는 꽃. 부지런해야 한다고 늘어진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해마다 받아주고 있는 산세베리아도 대단....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