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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밑구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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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나무2 철철철 흰 눈물을 흘리는 고무나무 ㅜ.ㅜ 고무나무가 너무 많이 자라서 'ㄱ'자로 휘었다. 한참전부터 고무나무가 자라 창문열고 나가는 장면을 상상했었으나... 그리고 이렇게 죽지 않고 자라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신기한 사연많은 고무나무라 그냥 두고 보고 있었는데.. 결국 별안간 집이 이사를 하게 되어 어쩔수없이 오늘 결심을 하고, 잘라서 다른 화분에 심어주었다. 처음 고무나무가 우리집에 오게 된것도 우리가 이사올때 이웃에게 한마디 얻어온것이라고 했는데... 이사갈때가 되어서 결국 또 그런 상황이 되었다. 이사갈때마다 또 다른 고무나무를 만드는 신비한 고무나무. 여러가지로 많은 사연을 갖은 우리의 고무나무님 (전에 쓴글 링크)
20100805 식후그림 엄마말은 애기 내말은 아빠말 같다. 더위에 잠을 설친 우리는 아침에도 비몽사몽. 둘이 거실을 새벽부터 헤매이다가 우리 밖에 나가서 아침을 먹자는 얼렁뚱땅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7시 30분 동네에 문을 연 24시간 추어탕 집에서 해장술을 하시는 아저씨들 사이에 앉아 아침을 먹는 피서지 풍경?을 만들어 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슈퍼에 들러 쭈쭈바를 물고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계속 주시하고 있던 꽈리열매가 조금 물들은 것을 보고 흐뭇해 했다. 오늘은 우리의 생일이었다. 공교롭게도 엄마가 음력이라 어쩌다 우리의 생일이 되었다. 몇일전부터 밀려 있던 꽃을 말리는 작업을 위해 남대문 꽃시장을 가기로 했다. 시장은 사람들이 모두 더위를 피해 도망갔는지 비어있었고, 벼르던 꽃시장도 휴가가 시작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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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황을 설명하는 의선의 목소리는 시종 수줍은 듯하면서도 담담하여,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그녀의 설명을 듣는 동안 나는 그녀가 종결어미를 감칠맛 있게 잡아끄는 버릇이 있다는 것, 그녀의 성격이 솔직하면서도 다정하다는 것을 알았다. 의선의 말에는 불필요한 수식 어구나 감탄사가 없었다. *마치 무대에 나오자마자 인사 없이 뚜벅뚜벅 걸어가 피아노 앞에 앉은 뒤 악보를 펴자마자 곧바로 연주에 돌입하는 연주자처럼*, 의선은 자신만의 군더더기 없는 말법에 따라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대화를 통해서보다는 글을 써서 다듬어진 말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녀는 하다 못해 일기라도 쓰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 소설을 읽기 시작한것은 몇년 되지 않은것 같다. 요즘은 소설의 내용에서..
20090615 ................................... "나는 외로운 사람입니다"라고 선생님은 그날 밤 다시 한 번 이전에 하셨던 말씀을 반복하셨다. "나는 외로운 사람입니다만 때에 따라선 댁도 외로운 사람 아니오? 나는 외로워도 나이를 먹었으니 흔들리지 않고 견딜 수 있지만 젊은 당신은 다르지요.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움직이고 싶을 거요. 움직이면서 무엇엔가 충돌해보고 싶을거란 말이오." "전 조금도 외롭지 않습니다." "젊은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요. 그렇지 않다면 왜 당신은 그렇게 자주 날 찾아오는 겁니까?" 여기서도 이전에 했던 이야기가 다시 선생님의 입에서 반복되었다. "당신은 나를 만나도 아마 어딘가에는 외로움이 남아 있을 거요. 나에게는 당신을 위해 그 외로움의 뿌리를 끄집어낼 만..
밀양 이 감독은 잘은 모르지만, 영화가 나오면 빠르게 막 챙겨보게 되지는 않고, 결국 버티다가 보게된다. 아직 못봤었는데 tv에서 밤늦게지만 해주다니... 계속 생각이 나도록 하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 이 감독의 영화는...그리고 한번쯤 멀리서 만나 보고 싶기도 하다. ㅎ 오아시스에서 밤 거실 벽으로 비추던 나뭇가지의 그림자 처럼 영화의 장면 장면들이 상징처럼 문득문득 떠오르곤 한다. 밀양에서는 3자의 시선처럼 카메라가 전도연의 뒤를 따라다녔고, 전도연 본인만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영화내내 다른 영화에서 본 볕과는 다른 느낌의 볕과 송강호가 줄곧 그녀의 뒤를 따라다녔다.
20090305 봄비 산수유 기지개 얼레지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아... 단단하네요. 이러면 아픈데... ...........평소에 잘 참으시나요? ...........언제부터....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어떻게 해보라고 하는 모든 말들보다. ...이건 아픈건데...아... 라는 그말 한마디 듣는것 그게 좋더라. 병원의 맛.
. ................. 그는 화제를 바꾸려는 듯이 말한다. "비가 몇 달씩 기관총처럼 양철 지붕을 때리지. 그러면 늪에서 김이 오르네. 비가 아주 따끈하거든. 침대 시트, 속옷, 책, 양철 깡통 속의 담배, 빵, 모든것이 눅눅해지지. 끈끈하고 끈적거려. 자네는 집에 앉아있고, 말레이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네. 자네가 데려온 여자는 방 한구석에 꼼짝 않고 앉아서 자네를 바라보지. 그러다가 신경에 거슬려서 방에서 나가라고 말하네. 하지만 그래 보았자 소용없어. 그들이 어딘가 다른 방에 앉아서 벽을 뚫고 자네를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안 봐도 알 수 있네. 그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순종적인 짐승, 말없는 동물, 티베트의 개들처럼 커다란 갈색 눈을 가지고 있어. 그렇게 빛나는 고요한 눈으로 사람을 바라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