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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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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9 뒷산 - 계수나무, 도토리, 고사리, 도깨비바늘, 닭의장풀깍지, 제비꽃깍지, 오이풀잎, 산초열매, 댕댕이덩굴열매. 강원도산 - 은방울꽃열매, 동자꽃깍지, 우리의 층층나무열매. 몇일 강원도산에 다녀왔다고, 집으로 돌아와선 뒷산을 좀 심심해했다. 오늘 뒷산과 화해했다. ^^
20110929-1002 오랫만에 아이들을 만나고 왔다. 그래서 조금 겁을 먹었던것도 사실이지만, 열매가 가득한 가을숲과 아이들은 환상의 조합! 많은 것들을 하려고 계획하고 준비했으나,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몇개의 순간... 그 순간의 기억이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 시간을 보냈다는 것...그거면 된건지도 모른다는 생각해봤다. 이번 가을 숲에서 나를 가장 사로잡았던 것은 층층나무. 나무의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층층나무 아래서 한 아이와 머리를 마주대고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 층층나무 씨앗을 잡아 작은 병에 넣으며 고개를 들어 나무의 잎들과 잎들 사이에 맺힌 열매들을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 한번씩 나무의 수피를 만져보기도 하고, 슬쩍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떨기도 했다. 가을숲하면 이젠 층층나무와 아이가 생각날것 같다...
20110924 산초 위에 산제비나비애벌레 ^^ 왠지 윗부분에 커다란 부분에 찍인 눈이 진짜같지만, 가짜눈이다.ㅎㅎ 진짜 얼굴은 커다란 부분 밑에 숨겨져 있다. 난 이 녀석이 정말 넘 귀엽고 좋다. 제비나비 처럼 근사한 애벌레 ^^ 그제 보고온 녀석이 생각나서 다시 그 장소에 가서 찾으니 다행스럽게도 녀석이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녀석이 있는 산초나무가 예전같지 않고 다말라서 먹을 잎이 없었다. 나무도 힘이없이 흐느적거리고...녀석도 더불어 그제보다 뭔가 쪼그라져보이는 것이 차가운 날씨에 잘못될것만 같았다. 잠깐 고민하다가 산 저위에 있는 튼실한 산초나무에게로 이사 시켜주기로 마음을 먹고...녀석을 들고 튼실한 산초를 물색했다. 다행스럽게 유난히 튼실해 보이는 산초나무가 있 어서 녀석을 옮겨주었다. 괜찮을지 고민하..
20110922 잎을 보다보니 잎뒤로 다른 잎들도 보이고 가을아침볕도 보이고, 산제비나비애벌레도 보이고 ^^
20110917 여우주머니가 넘 귀여워서 그린다고 데려와서는...때를 놓쳐서 책상에 방치해놨더니.. 다음날 아침 책상에 앉으니, 의문의 작은 점들이 보여 가만히 들여다보니 여우주머니 열매가 익어서 폭탄 처럼 터져있었다. 깨보다 작은 씨앗들을 검지손가락으로 하나하나 따라 집고 있으니...기분이 괜스레 좋아진다. ^^ 닭의장풀 푸른꽃잎에 묻은 노오란 꽃가루... 작은 잎을 먹은 훨씬더 작은 벌레... 근사하게 포장된 벌레의 집...아침 스트레칭중에 놀라서 멈춰있는 사마귀... 벌레먹은 잎들을 보면서 어느 벌레의 입이 큰지 상상한다.
20110910 오늘은 거위벌레에게 잡혀서 사진만 수십장 찍었다. ^^ 알 포장해 놓은 것만 봤었는데 얼굴을 대면한 것은 처음인듯. 그래도 쓱 스쳐지나가는 순간 확 알았다. 앗!거위.. 다시 뒷걸음질 치고는 그대로 앉아서 구경했다. 잎 색도 맛있어 보이고, 녀석들도 정신없이 먹는것 같았다. 작은 잎 위에 누군가의 알...그리고 그 잎은 거미줄로 묶여있다. 오늘은 거위벌레와 누리장열매에 완전 집중집중. 누리장과 산초열매를 그려야하는데...아직 열매가 익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가을은 아직 좀더 깊어져야하고...아직 더 쓸쓸해져야하나보다.
20110514-2 천마산 고사리 개감수 너도바람꽃 쪽동백나무....
20110514 꽃과 나무를 보러 숲으로 갔다. 숲을 좋아해서 늘 다니는 분을 따라서.... 증거를 찾는 수색대처럼 납작하게 땅에 엎드려 숲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를 만난듯 이름을 낮게 불러보기도 하고...한번씩 부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흔들리면 올려며 찡끗거리기도 하고...신기하고 요란한 새소리에 귀를 열기도하고...쫙 펼쳐난 잎들에 괜히 손 바닥을 올려보기도 하고... 시간이 어찌 가는지도 모른채... 밖의 얘기들은 하나도 기억 나지 않았다. 봄의 꽃들은 어느새지고 열매들이 맺히는 시기. 여린 꿩의바람꽃의 열매는 녹아들어가듯 시들고 있는 줄기 끝에 무겁게 붙어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씨앗 쪽 아래 낙엽을 치우다가 그만 무거운 열매부분이 건들여져서 씨앗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아...하며 잠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