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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밑구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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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어리고 못된 나를 늘 옆에서 받아준 사람.

친구가 결혼을 하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친구의 저 가방안에는 돈다발이 들어있다.
엄마에게서 받았다는 돈다발. 천원자리가 백장.
친구의 엄마는 딸 멀리 보내면서 따로 십만원은 천원짜리로 바꿔주셨다지...군것질을 좋아하는 딸 혹시나 해서 천원짜리 백장을.
그 얘기를 핑계삼아 주책스럽게 펑펑거리며 오랫만에 친구의 얼굴을 본다.

이제 아는 이 없는 도시서 살게된 밤 곯아떨어진 친구의 얼굴을 본다.
잠이 오지 않더라.
자다가 나와 거실 살구나무잎이 가로등 빛에 벽에 내려와 하늘거리는 것을 바라봤다.
쌓인 시간들이 길게 그림자를 흔들었다.

터미널.
나보다 한걸음 먼저 뛰어가 버스에 올라 자리를 확인하고 주변머리 없는 내게 사람 없으니 편안한 자리로 옮겨 앉아도 된다고 일러준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멀게 걸어가는 친구를 보며 역시나 주책스럽게 펑펑거렸다. 그러다 안경 바닥에 흘리고. 저 뒷자리 아저씨는 안쓰럽게 안경을 주워손에 쥐어 주셨다.

이제 오늘까지만 하고
친구 좋은일에 늘 그렇듯 같이 좋아할란다.

오랜시간 동안 받는일과 주는일 또는 아무것인 일상들.. 그렇게 쌓아가는 것들을 줄곧 생각하게 해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