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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20110929-1002


        오랫만에 아이들을 만나고 왔다. 그래서 조금 겁을 먹었던것도 사실이지만, 열매가 가득한 가을숲과 아이들은 환상의 조합!
        많은 것들을 하려고 계획하고 준비했으나,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몇개의 순간... 그 순간의 기억이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 시간을 보냈다는 것...그거면 된건지도 모른다는 생각해봤다.
        이번 가을 숲에서 나를 가장 사로잡았던 것은 층층나무.
        나무의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층층나무 아래서 한 아이와 머리를 마주대고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 층층나무 씨앗을
        잡아 작은 병에 넣으며 고개를 들어 나무의 잎들과 잎들 사이에 맺힌 열매들을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 한번씩 나무의 수피를
        만져보기도 하고, 슬쩍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떨기도 했다. 가을숲하면 이젠 층층나무와 아이가 생각날것 같다.
        겨울바람의 맛이 나는 가을숲바람과 그 바람에 흔들리는 색색의 열매들...그리고 보드라운 아이들의 감김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은 역시...^^
        참, 다녀와 놀란 또 하나의 사실은 이번에는 사진이 몇장 없다는 점이다. 집에 돌아와 정리하면서 사진들을 묶어 영상을 만
        들곤 했는데 이번에는 사진이 없었다. 이미 열매를 보는 순간 눈이 돌아가버린 나는 아이들과 같이 숲을 보느라 사진을 남길
        수가 없었다. 가을의 숲과 거기에 아이들...그 조합은 정말 정신을 홀딱 빼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