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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노트를...

올해 눈사람 일호

012


생각보다 눈이 덜 왔다.
눈온날 아침 창문으로 가기전에까지의 긴장의 맛. 바로가지 못하고 이불속에서 눈만껌뻑거리며 눈의 쌓인 정도를 가늠할때 그 순간의 긴장감은 역시 겨울의 맛...
암튼 생각보다 눈이 덜 왔다.

놀랍게도 어제 친구에게 내 눈사람의 비법이 조금 분석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눈사람 제작의 개인적인 비법을 조금 공개하자면....
매번 눈사람을 만들며 점점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눈사람에 손자국을 많이 내지 않고, 눈의 느낌을 잘 나오게 하느냐이다.
눈사람을 반질거리게 하서 단단하게 굳게 만드는 것은 사실 너무 티내고 만드는 거 같아 은은한 맛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ㅎ될수있으면 손이 많이 가지 않게 만들어내는 것..ㅎㅎ
물론 전체가 다 손의 흔적이 없게 만들면 좋지만, 그것은 말그대로 눈사람 달인의 경지일테고, 수련자의? 입장을 위한 대안으로는 처음에 슬쩍 눈을 뭉쳐 지지가 되는 덩어리 하나를 만들고 그 위에 눈을 떠서 위에 얹은후 이목구비를 만드는 방법을 쓰고 있다. 반짝이는 눈입자가 사진에 찍히면 더할 나위없지...그러기 위해서는 햇빛과 마주보는 위치에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너무 해가 다 떠오르면 볕이 너무 강해 위험하니 아침 일찍 나가는 것은 당연한 기본자세다. 그리고 살짝 눈을 얹은 후에 이목구비를 만들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눈이나 코들의 주변 눈이 꺼지는 부작용이 일어날수 있기때문에 최대한으로 눈에 살이 닿지 않게 조심스럽고도 빠르게 작업해야한다. 역시나 이목구비의 제조과정이 눈사람 만들기의 백미가 아닐까한다.
그리고 한가지 팁이라면 나무와 조금 가까운 곳에 만드는 것이 좋다. 어짜피 햇빛과 마주보는 곳에 자리를 잡을꺼니 나무그림자는 뒤로 떨어질테니 나무 바로 밑은 아니어도 조금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으면 바람이 일때 나무에서 떨어지는 반짝이 눈을 맛볼수가 있어서 최상의 위치가 된다. 거기다 어쩌다 마른 나뭇잎이 눈사람 근처로 자연스럽게 떨어지기라도 하면...흐미...
그리고 가을부터 눈사람의 이목구비를 위해 열매나 잎들을 모아주는 것은 너무도 기본적인 준비자세다.
이정도쯤...
물론 장갑을 끼는 것은 눈사람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다. 손이나 다리가 얼어나는 것 같은 것쯤은 뭐...그냥 말할 필요없는거지...
히히히...

아참! 그래서 내가 생각해본 눈사람의 최고 경지는....
눈사람 아래의 눈이 녹기전 만든 눈사람이 바람에 의해서 먼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냥 눈 위에 눈사람의 이목구비의 열매나 가지만 남아있는거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