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팔년전쯤 야간대학원교학과 조교로 있을때. 저녁시간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서 검은색 창문을 보면서 가끔 가고싶은 곳
내지는 그냥 사진으로라도 보려고 여러곳들을 뽑아 차곡차곡 쌓았던적이있다. 그때 그 쌓은 종이들 뭉치에 청산도, 보길도가
들어있었다. 사실 어딘가를 가는일은 그리 쉽지 않다. 외부적 요인들도 있고, 쓸모없이 까탈스러운 못된 신경이 속을 불편하게
만들곤하기도해서 가끔 뭉치들을 보거나 사람들의 사진이나 얘기들을 들으며 상상해보는 쪽을 택하게 되곤한다.
제작년부턴가 한번 간다면 남해쪽을 가봤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곤했었다. 진행하는 일도 잘 안되고, 하도 엄마일로 떨었더니
기운이 조금 빠져있었다. 사실 누군가와 함께 떠난다는 것은 여러가지가 딱 맞아떨어져야하는데 이번이 그렇게 딱 맞았다.
이들이 있어서 상상으로만 했던 것들을 실행해보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보고싶은 곳을 말하면 그렇게 그곳으로 간
다고 말해주었다. ㅎㅎ 나는 그래서 청산도로 가자고 말했다. 무엇보다 섬이고 걸어서 다닐수 있다는 것에 눈이 뜨였다.
사실 일박이일의 일정은 벅찬것이었다. 섬은 사람이 사는곳이라 생각했던 것보다 컸고 맘놓고 걷고 쉬기에는 뱃시간과 차시간
이 걸렸기 때문이다. 언젠가 맘이 조금더 편안해지면 조금은 넉넉하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어느 섬으로 다시 갈수 있었으
면 좋겠다.
그럼 지금 다시 프린트해서 새로운 뭉치들을 쌓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