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란노트를...

20091225



                  나야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할 것이 없지만, 연중 행사처럼 월초에 폴의 크리스마스 공연을 예매했었다.
                  그리고 내심 공연장소가 사람 많은 곳이라는 것을 고민하다가 크리스마스에 혼자 공연을 보고 나오는
                  장면을 떠올리고는 결국 공연을 취소했다.
                  뜻밖에 엄마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맞추어 이모네 집으로 배신을 하는 바람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결국 중대결심을 했다. 얼마전 부터 주문해 놓고 바꾸지 못했던 노트북 하드를 업글
                  하기로 결심했다. 보통 때 같았으면 분명 공가이버를 외치며 혼자 집에서 갈았겠지만, 엄마도 없고, 아무
                  래도 스크루지가 자꾸 생각나면서 너무 처량맞은 것 같기도 하고 해서....친구집으로 싸들고 갔다.
                  무슨 풍경일까.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가한 네명은 머리를 맞대고 하드를 갈아끼웠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선 온 방의 불을 다 켜놓고 tv를 봤지...ㅎㅎ
                  결국 크리스마스에는 스크루지처럼 앉아서 멍하게 지냈다.
                  언뜻 스스로 늘 이렇게 되는 상황을 즐기지 않는다고 느끼지만 잘 생각해보니 이렇게 보내지 않으면 또 딴소리
                  할꺼라는 것도 알고 있다.  뭔 소리인지....
                  저녁이 되니 엄마가 돌아오는 길에 전화를 해 버스정거장에 나가 서있다가 동네 추어탕 집에 가서 추어탕
                  한그릇씩 먹었다. 헛헛 할때는 추어탕을 먹어야 한다는 엄마의 논리에 어느덧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질색을 하며 먹는 척만 했었는데 이제는 나도 헛헛하면 추어탕집이 떠오르게 됐다.
                  추어탕을 먹고 나오니 그때부터 하늘에서 눈이 내려왔다.
                  올해도 이렇게 가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