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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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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몇일전부터 엄마가 이상하다고 왜 그렇게 그 큰 가로수 잘자란걸 손을 대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늘 하는 민머리만들기식 가지치기일꺼라고 그냥 흘려들었는데... 으,,, 차도 양 길가로 저녁이면 건물들이 잘 안보일만큼 크게 자란 플라타너스가 있었다. 그들 아래를 난 얼마나 걸었는지... 작년과는 다르게 올초에는 가지치기를 덜해서 터널식으로 길이 나있었다. 무슨일이냐고 가지치기 안했다고 제법이라고 하면서 엄마와 그길을 걸었었다. 뭐 그래봤자, 아파트 사이지만, 그래도 예전에 지은 아파트들이 있는 곳이라 곳곳에 나무들이 크게 자라있어서 차도 옆이라도 그길을 걷는 쪽을 택했었다. 오늘 보게되었다. 그 커다랗던 나무가 완전 나무토막이 되어 길위에 누워있는 것을... 버스정거장 옆 나무들은...정말 엄청난 사연들..
일상은 요런 숨은 맛을 내기도하지... 같은듯 같지 않은 그런 세심함.
시시한두루마리 하루하루 쌓는 시시한 프로젝트의 핵심.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기록 두루마리. 두루마리를 열면, 분홍색 선으로 그어진 표에는 문틈으로 난 스카프자락의 너비를 구해서 기록하고, 더 펼치면 나오는 파란색 선으로 그어진 표에는 요즘 열중하고 있는 2분동안 왼손으로 콩집어 옮기기를 기록한다. 총33개의 메주콩을 사용했는데. 나름 콩에 번호를 써놔서 하루마다 옮긴 콩의 번호와 모양을 기록하고 있다. 어떤날에 어떤 녀석이 잡힐지 모르는 건데, 기록해보고 어떤 숫자가 계속 나오나, 뭔가 숫자에도 어떤 법칙들이 있지 않을까 뭔가 연결지점을 찾아 통계를 내볼까 하는 말도 안되는 속내가 있기도하다. 벌써 한가지 발견했는데, 일주일 지났는데 3은 일주일 내내 계속 뽑힌 유일한 숫자라는 것이 있다. 행운의 숫자3.
20080824 이제 슬슬 겨울준비..ㅎ 봉숭아물을 들였다. 창가의 실난은 올해도 꽃대를 쑥쑥 키워냈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우뚝 자라는 꽃대. 죽순자라듯이란 말이 있지...이제 꽃대 처럼 자라듯 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ㅎ 모두 창가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하루하루 점점더 많아지는 녀석들과 밖을 보고 있자니..자꾸 자꾸 끝없이 계속나오면 어찌되는거지...하는 이상한 공상으로 끝이난다. ㅎ
20080821 점심에 김밥. 깻잎에 김밥을 싸고, 고추장 조금. 맛난다..ㅋ 그 맛있는 투게더는 팥빙수에 들어가 올여름을 지켜주더니...커피속에 들어가서도 새로운 맛을 내더라. 투게더 짱! 가을 기념으로다가 마지막 이라는 수박을 사고 버스를 탔다. 그리고 수박을 들고서 버스에서는 무지 긴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손에서 한순간도 줄을 놀수가 없었다. 뜻밖의 아침소포. 손바느질 나뭇잎 ㅎ. 올여름의 마침표.
20080819 아침신문. 요상스런 뉴스들 사이에서 이런 사진이 꿈처럼 하나씩 등장한다. 그럼 신문을 넘기다 거기서 멈추게 되지... 남태평양에서 데이트를 하는 혹등고래. 아침 신문에서 오려뒀는데 인터넷 사진이 푸른 바다색이 좋길래...
20080816 책상에 앉아있는데 비소리가 시작됐다. 문득. 일어나 창으로 간다. 그리고 빗소리를 본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몇주전에 싹 이사간 공장 빈 공터에 푸르게 자라난 한뭉치의 풀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여름이 가는구나.
20080808 또다른 하루에 하나 문틈으로 삐져나온 스카프 자락. 어떻게 녀석을 기록할까 하다가...문틈으로 나온 스카프 자락의 넓이를 구해서 나타내보기로 했다. 알고있다. 어쩔때는 제정신 같기도 하고 어쩔때는 아닌거 같기도 하다. 사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