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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노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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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8월 목화열매가 익어간다. 봄 내내 풍선덩굴을 바라보며 보냈는데 여름이 오니 목화다. 풍선덩굴은 극진한 관심이 힘겨웠는지 붓으로 수정하며 부산을 떨었으나 열매가 익지를 못하고 꽃만 피며 비실하게 자라고 있다. 목화는 뚝심이 있는지 알아서 꽃이 피고 알아서 열매를 맺는다. 목화는 하루 흰꽃이 피고 다음날은 분홍색으로 꽃이 색을 바꾼다. 신기한 목화. 꽃이 지고 나온 열매를 하루하루 크기가 달라지며 자란다. 올해부턴 여름에 목화. 이 열매가 익어 씨앗을 받으면 사방에 퍼뜨려 우리모두 목화해야겠다. ^^ 라이터 손잡이가 너무 귀엽다. 주워논것에 덧붙여 고양이도 만들고 강아지도 만들고 하고 있다. 여름 이제 좀 그만 가면 좋겠다.
20160727 땅그지 책이 편집작업에 들어갔다. 기념하며 주은것들을 그렸다.봄에 심은 목화에 드디어 꽃봉우리가 맺혔다. (작년에 남대문 꽃상가에서 사온 목화 열매에서 받은 씨앗을 심었다.) 베란다 난간엔 엉덩이에 눈모양이 그려진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상주중인데 비가 오면 어떻게 있는지 바라보는 것이 요즘 새로 생긴 소일거리다. 보노도 목화를 보고 있었던건가? 어쩐지 뒷모습이 쓸쓸하네....
20160713 애지중지 풍선덩굴. 가게앞이나 길가에 핀 아이들은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 있던데 베란다에서 자란 집의 풍선덩굴은 여리여리하다. 아침마다 빌듯이 꽃들을 보고 흙이 어떤가 잎들은 어떤가 보고 또 보고....온실속의 화초가 이런것일듯. ^^장에서 메추리 농장에서 가지고 오신 메추리알을 샀다. 아까워서 이걸 어찌 먹는다 하면서 결국 먹었다. 새알을 그리고 싶어졌다.
20160703 드디어 풍선덩굴이 열매를 맺었다. 몇일전에 풍선덩굴이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있는 꿈을 꾸었지만 진짜로는 딸랑 두개만 달렸다. 하긴 지금이 꿈인지도 모른다. 꿈이 훨씬 더 생생했으니까....벌이 없어서 수정이 안되는가해서 붓으로 꽃들을 옮겨가며 수선을 피웠으나, 결과적으로 손이 닿지않는 천장이 가까운 곳에 열매가 달렸다. ㅜ.ㅜ열매에 흥분해서 베란다에 앉아있다가 다른 화분들에게로 눈이 갔다. 솜사탕 같은 수염을 달고 있는 선인장은 별모양을 품고있었다. 옆에있어서 자세히 바라보지 못한 것들이 가득하다.
20160626 보노는 4시면 알람 처럼 깨운다. 덕분에 새벽 하늘을 보게 되었다. 한시간이면 사라지는 하늘. 그리고 보노는 아침잠을 잔다. 애기땅빈대에 꽃이 피었다.
20160620 아까워서 한참동안 보다가 먹어야 하는 블루베리 별. 먼저나온 풍선덩굴은 줄을 잡고 그 다음에 다온 풍선덩굴은 먼저나온 풍선덩굴을 잡고 이제 새로 나온 풍선덩굴은 그 풍선덩굴을 잡으려고 한다. 엄마방의 인형 매일 조금씩 변한다. 엄마한테는 비밀로하고 관찰중이다.
20160531 봄부터 보고 있던 제비꽃의 씨앗을 받아냈고, 풍선덩굴은 꽃을 피워내고 있다. 벽에 기대어 자라는 풍선덩굴의 줄기. 자라는 선들이 하나하나 엄청 오래된 춤고수의 선 같다. 꽃이 핀 줄기 아래로 심었는지도 잊고 있었던 싹이 나왔다. 같은날 심었는데 어느 씨앗은 꽃을 피워내고 있고, 어느 씨앗은 이제야 싹을 틔워냈다. 한 화분안에 같이 있으니 재미있다.
20160403 작년보다 뒷산 꽃이 오일정도 늦게 핀다. 남산제비꽃은 아직 소식이 없다. 덕분에 색이 빠진 땅에 혼자 나와있는 꽃들과 눈인사를 진하게 했다. 산을 걷는 내내 너무 일찍 나온 산호랑나비 한마리가 아른거렸다. 혼자 먼저 핀 꽃, 혼자 먼저 나온 나비, 혼자 높이 나는 새....자꾸만 그것이 눈에 밟혔다. 몇년째 같은 장소에 가서 보는 꽃들이 점점 많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