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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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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지고.. 마르고 가벼워진 머리를 들고서 여름의 구름을 올려다 본다.
. 몇년전부터 편애하는 가수가 있는데. 루시드폴 조윤석이다. 인터넷을 하게 되면 홈에 들어가 이글을 한번씩 보고 오곤한다. 페르난도 페소아의 시가 그에게 위안이 되었다지... 난 그의 이 한단어를 한참 보다 오곤한다. "그게 어때서...." ---------------------------------------------------------------------------- 그당시 홀로 어딜 가는 것도, 무엇을 하는 것도, 부질없고 흥미없기만 하던 나에게, 그의 글 한 구절은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던 가장 큰 위안이었다. 'i am the size of the world that i can see.' 혼자 있는 것. 집에 있는 것. 무위하는 것. 상상하는 것. 사람들과 격리되어 있는 것. 사람들을 만나고 ..
요즘 내 책상에 늘어난 물건. 두 친구에게서 비슷한 시기에 받았다. 하나는 아이스크림통 그리고 하나는 연필 들어있던 통. 나란히 두고 보고 있다. 먹는 것을 먹을때 사람생각이 특히 많이 하곤한다. 어쩌다 어디가서 근사하게 차려진 것들을 먹을 때 보다는 주로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집에서 동네에서 먹는 찌질하고 소소한 것들.... 맛난 군고구마 아줌마 고구마를 한입 먹이고 열번 씹게 한다음 우유 한모금 먹이고 싶기도 하고, 얇은 초콜릿을 다섯번 씹게 한다음 나름 여러가지 섞어 만든 커피를 내려 먹게하고 싶기도 하고, 딸기 한팩에서 가장 예쁘고 맛나보이는 것을 남겨야 될꺼 같기도 하고, 늘어난 츄리닝을 입고 어슬렁 걸어가는 동네 맛있는 핫도그아줌마랑 순대 떡볶이 오뎅 아저씨 차에 데려 가고 싶기도 하고... ..
엉뚱한 소리
200709 짧은얘기 1: "나 왜 토끼는 춤추고 여우는 바이올린을 켜는지 알았어..." 2: "호랑이 한테 안 죽으려고 그런거 아니야?" 1:"바보..." (벌떡 일어나서 두팔을 위아래로 흔들고 발은 번갈아가며 튕기는 이른바 토끼춤을 춘다) "토끼니까 토끼춤을 추는거야...ㅋㅋ"(자기가 한 얘기에 좋아죽으며..) 장면 전환 지하철안 나란히 앉아있는 1과 2 그 앞에는 사람들이 서있다. 이번에 선 역에서 작대기가 많이 그려져있는 군인이 탔다. 서있으면서도 긴장이 들어가 있다. 1: (말없이, 2를 바라보며 눈빛으로 2시방향에 있는 군인에게로 눈짓을 보낸다.) 2:(역시 아무말없이 태연하게 눈동자를 고개처럼 위에서 아래로 끄덕인다.멀게 지하철역 안내판을 보는 척하며 군인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눈빛으로 한번 훑다가 이름표에서 잠깐..
바라보다. 불을 고장내서 촛불을 켜고있다. 불하나 달라졌는데 완전 다른세상. 숨하나에도 흔들리지만 쉬 꺼지지 않는 불을 바라보며... 주변에 이는 바람들을 바라본다. 초는 짧아졌고, 이내 바닥까지 내려왔다. 꺼질까.... 꺼지는 순간은 어찌될까? 꺼지면 어찌될까? 생각하다.... 결국 지키고앉아 바라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이내 꺼지길 기다리고 있던 맘이 무서워 자리를 뜬다.
20070915 시간이 가고 이제 꽃은 졌다.
꽃의시간 아침 일어나자 마자 거실에 가서 블라인드를 걷다가 발아래를 내려다 봤는데 거기에 꽃봉우리가 있더라. 그대로 주저앉아 바라보았다. 봉우리가 피어나는 꽃의 시간을 바라보았다. 음악 :elliott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