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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20160417






봄. 

작년에 남대문 꽃시장에서 사온 목화 열매에서 씨앗 세개를 꺼내어 물을 묻힌 키친타올에 놓고 씨가 마르지 않게 보면서 3일이 지나자 싹이 나왔다. 

싹이 나온 목화를 화분에 옮겨심고 몇일 보고 있다. 

씨앗 세개중 한개는 자라지 못했다. 딱딱한 씨앗껍질을 다 벗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죽었다. 

다른 것도 그럴까봐 떨면서 딱딱한 껍질을 살짝 벗겨주었다. 껍질은 쉽게 벗겨지지 않을만큼 딱딱했다. 하나는 자기힘으로 껍질을 벗고 자랐고, 하나는 내가 조금 힘을 보탰고, 하나는 죽었다. 

손끝에 전해지는 목화씨의 딱딱한 껍질의 강도가 생각보다 강해서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요즘 세밀화를 그리며 하루종일 식물을 바라보면서 내가 무엇을 이렇게 열심히 바라본적이 있는지를 생각한다. 

작은 주름하나 줄기의 점하나 씨앗의 형태를 확대하고 확대해서 보고 또 보면서 본다는 것은 끝이 없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