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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속을...

20100825


       
       꽃무릇 
       원래 밖에서는 꽃이 피고 꽃이 지면 그제야 잎이 나와 꽃과 잎이 만날수 없는 녀석인데...
       집에서 자라그런지 몇년 내내 겨울에도 잎이 나와있었다. 그런데 올 봄에는 무슨일인지 봄이 되자 잎도 없어져서
       빈화분 같아보였다. 몇년전 그림그리려 한뿌리 데려왔었는데 해가지나면서 튼실한 알뿌리가 퍼져서 16개가 되었다.
       내심 엄마의 자랑거리였는데....올봄에 잎이 없어진후 죽은 화분에 물만 주는 것 아니냐고...무슨일인지 모르겠다고..
       우리의 대화에 단골로 등장하곤 했다.
       그런데 몇일전 갑자기 싹이 하나 올라오더니 자고 일어나면 거의 10cm정도 쑥쑥 올라왔다.
       그리고 몇일 사이 그 옆에 몇년을 자란 녀석과 같은 키가 되었다.
       어제는 오후에 밖에 다녀오는사이 5cm넘게 자라서 믿기지 않아 밤중에 자로 재보기도 했다...
      
       그동안 땅속에서 그랬나보다.
       땅속에서 얼마나 많은 얘기들이 있었을까....그 시간이 어떠헀길래 하루에 저렇게 터져나오듯 자라는 걸까?
       그런데 하필 비가 몇일째 내려 빛까지 없으니 더더욱 안간힘을 쓰고 있을 녀석....
      
       아침에 나오니 확 꽃하나가 터졌다.  맞다... 터졌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 소리없고 움직임 없어보이지만, 앞에 서면
       마음이 울렁울렁해지고 알수없는 시간들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한것이 숨을 크게 한번 내쉬게 된다.
       내일이면 또 터지고...또 누구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속에서도 터지고...
       세상 곳곳에서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
       이제 가을 오나보다. 온갖 생각들 들기시작한다.